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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와 품앗이

좋은글 2014. 11. 21. 11:38 |

우리 전통에서 가장 본받을만한 정신이 ‘두레’와 ‘품앗이’가 아닌가 합니다.

두레는 혼자나 몇몇이 모여 하기에는 벅찬 농사일이나 고기잡이 등 마을 일을 공동으로 하기 위한 마을 조직의 하나입니다.

 

홍수가 나서 제방이 무너졌다든지, 많은 사람의 힘이 필요한 고기잡이 일이라든지, 마을 누군가 어려운 일을 당해 농사일을 할 수 없을 때 자연발생적으로 조직된 두레에서 대신 힘든 일을 거들었습니다.

 

품앗이는 두레보다는 규모가 작은 노동형태이면서 가장 한국적인 공동체정신의 발현이 아닌가 합니다.

 

일손이 필요할 때 빌려 주고, 일손이 모자랄 때 돌려받는 품앗이는 단순히 일손의 교환,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손의 품앗이 속에 우리의 정이 오갔고, 아픔과 미움, 이해와 용서가 오간 공동체의 용광로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릴 적 만해도 두레와 품앗이가 살아 있었습니다.

 

마을에 큰 일이 있으면 마을 사람 모두가 제 일처럼 소매 걷어붙여 나섰습니다.

일손의 공유를 통해 생긴 ‘사랑과 정’은 마을의 미세혈관 역할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누구는 손해를 보고, 누구는 이익을 봤다는 눈금을 들이대는 일도 거의 없었습니다.

내가 상대 일을 더 많이 해줬더라도 또 다음이라는 마음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당시라고 마을 사람 간에 오해와 갈등이 없을 수는 없었습니다.

두레와 품앗이는 갈등해소에 좋은 치료제였습니다.

 

같이 모여 마을 큰일을 하고, 서로 품을 나누다보면 다소의 서운함도, 미움도 눈 녹듯 사라지게 하는 매개체가 두레와 품앗이였습니다.

해방이후 우리나라는 서구의 자유주의, 개인주의 사조가 물밀듯이 밀려왔고, 경제구조 역시 급속한 서구화가 진행되면서 정작 지켜야 할 아름다운 우리 전통문화가 푸대접 받았습니다.

 

‘나’만 있고 ‘우리’의 가치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은 나 혼자 힘만으로 살아가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일에 부닥치면 ‘나’부터 먼저 챙기고, ‘나의 잇속’이 우선시되는 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눈앞의 이해관계가 인간사회의 전부가 아닌데도 그것이 전부인양 사사건건 눈금자를 들이대기 바쁩니다.

 

오늘날에는 ‘두레’와 ‘품앗이’가 예전 모습 그대로를 강요할 시대는 아닙니다.

그렇더라도 ‘두레와 품앗이 정신’을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 문화로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우리 사회 개개인의 삶을 더 윤택하게,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를 버리고 ‘우리’가 우대받는 공동체 정신이야 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추구해야 할 참된 덕목이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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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지상의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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